오늘은 되게 피곤한 날이였어. 워낙 전공에서 이름 있으시고 깐깐하신 교수님이 뭘 잘못 드신 건지 실명이를 콕 집어서 수업시간에 계속 강의 내용을 질문 했거든. 실명이는 벼락치기 파라 제대로 대답을 하진 못했어. 딱히 그거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저 교수님은 평소 "부지런히 공부" 를 강조하는 사람이여서 눈에 찍히고 말았지 ㅎㅎ...실명은 짜증을 내뱉으면서 엘레베이터에서 내렸어
집에 가봤자 뭐 좋은 건 없었지. 친구도 별로 없어서 아싸라 연락할 사람도 없고, 게으른 성격이라 집안은 엉망진창이야. 쌓아둔 설거지 거리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파
그나마 요즘 자신의 위로가 되는 카오루킁 덕질을 하면서 힐링 좀 해야겠다 생각했어. 문제가 있다면 시험이 얼마 안남았다는 거지만
우유 주머니에 우유를 꺼내고 비밀번호를 누르려는 순간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어. 집안에 누가 있는 거 같은 느낌? 뭔가 안에서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의 왁자찌껄한 소리가 들려와. 가끔 옆집에서 티비를 크게 켜놓느라 그런 착각을 종종 할 때가 있지만 이번엔 뭔가 예감이 달랐어. 딱히 촉이 좋은 성격은 아니지만 왠지 집안에 누가 있는 거 같았지.
"...다녀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면 밥솥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겼어. 골치거리였던 설거지 거리 조차 깔끔히 씻겨져 있고 먼지와 머리카락 투성이던 바닥도 청소기를 밀었는지 깨끗했지.
아무래도 도둑은 아니다 생각했어. 실명은 아 엄마가 나한테 얘기도 안하고 집에왔구나 하고 생각했어. 맨날 집 어지르지 말고 치우라고 혼내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떠올리면서.
"아, 실명. 어서와."
거실 미닫이 문을 열고 누군가 실명을 맞이했지. 실명은 평소같았으면 함박 웃음을 지어야 했지만 그러질 못했어. 왜냐하면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엄마가 아니였거든.
아니, 어쩌면 어머니 보다 더 사랑할 지도 모르는 소년. 바로 자신의 최애캐 나기사 카오루 였어.
***
처음엔 눈 앞에 있는 존재를 인정하지 못했어. 아 내가 최애캐를 부르짖다 못해 이제 환각까지 보는 구나 ㄷㄷ 가끔 우울할 땐 있지만 설마 내가 이 지경까지 되다니.
실명은 진지하게 자신이 미친건가 생각했지. 아름다운 목소리가(CV.이시다 아키라) "오늘은 늦었네." 실명을 맞이하는 게 기쁜 듯 말했어. 실명은 "어...응." 저도 모르게 그 말에 대답하고 말았지.
"미안, 실명이 피곤 할 거 같아서 집안을 청소했는데...폐를 끼친게 아닌가 싶네."
"어...아냐, 괘, 괜찮아."
"그래? 다행이네. 오늘 저녁은 실명이 좋아하는 치즈돈까스야. 아직 요리는 안했는데, 먼저 씻을래?"
"으, 응 씻...고올게."
실명은 흠잡을 데 없이 평범한 대화를 최애캐와 나눴지. 아직 얼이 나간 체 옷가지도 가져가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고. 거울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있던 실명은 그제서야 지금 자신의 현실이 뭔가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걸 깨달았어.
뭐야 몰라 이거 무서워 뭔가 이상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실명은 핸드폰을 꺼냈어. 화요일날 종강총회가 있으니 참석하라는 과톡도, 과제안내를 하는 교수님의 톡도 그대로였지. 시간, 날짜또한 현실 그대로 였어.
이건 아무리 봐도 현실이였어.
그런데 문 너머로 들려오는 건 자신의 최애캐가 요리를 하는 소리였지...아 환희의 송가를 부르고 있네
이 순간에서 놀란 사람 마냥 소리를 질러야 할까, 아니면 나타나서 고맙다는 말을 해야할까. 아니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를 실명은 몰랐어. 애초에 이 상황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실명은 어찌할 바를 몰랐어.
***
덕 지인은 별로 없지만 주변의 몇 덕 친구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엄청난 드림러라, 실명도 가끔은 최애캐가 나한테 나타면~ 이런 망상을 자주했지.
일단 자신은 요리솜씨가 별로 없으니까,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비싸고 맛있는 집에 데려가서 외식을 해줄거야. 그리고 밤엔 옆에 이불을 깔고 누우면서 오순도순 대화를 나눌거지.
꼭꼭 사랑한다고 하루에 열번 이상을 말할거야.
하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실명은 패닉 그 자체였어. 아니 진짜 이게 현실이 맞는건가. 자신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면 혹시 누가 분장을 하고 놀래켜주는 몰래카메라 인건가???
후자는 좀 현실성이 떨어지니 아니다 싶었지만 사실 이 상황 자체가 굉장히 비현실적이야. 밖에 나가서 "우리 집에 내 최애캐가 요리중이다!!" 하고 소리지르면 다들 미쳤다고 소리를 할테니.
"실명, 스프는 야채가 좋니 크림이 좋니?"
"긋, 크, 크림이요!"
"응, 알겠어."
최애캐가 화장실 안에 들어간 실명에게 말을 걸었어. 실명은 저도 모르게 혀를 씹곤 큰 소리로 대답했지. 그런 실명이 귀여운 듯 카오루는 짧은 웃음소리를 냈어. 긴 사고를 통한 끝에 실명이 얻은 것은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이였지. 저 카오루가 진짜 카오루 인지는 모르겠지만...일단 실명은 본인에게 이것 저것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소년이 정말 자신이 사랑하는 나기사 카오루가 맞는지.
***
넌 누구야?
눈앞에서 오물오물 밥을 먹고있는 소년에게 실명은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었어.그저 카오루를 가만히 지켜봤지. 카오루는 밥을 먹던중 실명의 시선이 신경쓰이는지 눈을들어 그녀를 쳐다봤어.
"실명, 왜 그러니?"
"...어, 그게...저..."
"응?"
실명이 우물쭈물거리자 카오루는 고개를 살짝 갸웃이며 눈을 동그랗게 떴어. 실명은 그런 소년을 보며 심장을 부여잡고 싶었지. 내 최애캐 존나예뻐 시발ㅜㅜ 그의 얼굴에 저도모르게 홀린 실명은 잠시 정신을 놓다가 이내 다시 차리고는 진지하게 소년에게 물었어.
"저...나기사군? 있잖아..."
"카오루라고 불러."
"으,응...카오루군 저기...그러니까...여긴 어떻게 온거야......?"
"...? 아, 미안. 갑자기 내가 집에 들어와있어서 놀랬지?"
"아니! 그게 아니라..."
솔직히 말해서 카오루가 어떻게 집에 왔냐는 건 궁금하지도 않았음. 헤븐즈도어도 눈빛으로 열었는데 고작 가정집 현관문을 못열까. 카오루는 그제서야 실명의 말 뜻을 알아채리곤 젓가락을 놓았음.
"실명을 찾으러 왔어."
"어...날?"
"항상 날 찾았잖니. 타인에게 상처받았을 때도 기쁜일이 있을 때도. 울고 웃으면서. 그래서 실명을 만나러 왔어. 실명이 어딨는지 몰라서 찾는데 오래걸렸지만, 드디어 만나서 다행이야."
"카, 카오루...군..."
카오루는 울망이는 실명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음. 카오루의 미소에 실명은 눈물이 날것 같아서 눈을 비벼댈 뿐이였음.
같이목욕할래? 라며 카오루의 농담인듯 농담아닌 농담같은 말에 당황도 하고 어느새 시간은 흘러 밤이 되었음. 제일 푹신한 이부자리에 카오루를 눕힌 실명은 자신은 담요를 깔고 누웠음. 천장을 바라보는 카오루를 쳐다보고있으면 카오루가 실명을 바라보았음. 카오루가 실명에게 말했음.
"오늘은 무슨일이 있었니?"
"응? 오늘?"
"항상 나마에는 아무말도 안하고 날 보면서 울기만 했으니까. 기쁜얘기는 잔뜩 해주는데, 슬픈얘기는 해주지 않아서 항상 혼자 걱정했었어."
"........."
"무슨일이 있었니?"
"...오늘은 그냥 별일 없었어. 카오루군한테..;솔직히 피규어지만, 그래도 꼭 끌어안고 울 땐 좀...나만 못사는거 같았어."
"어째서?"
"그야...다른 애들은 친한사람 끼리 잘놀고 웃고 맨날 즐거워보이고...힘든일도 잘 털어놓는거 같은데...사는게 힘들어 보이진 않는데, 난 사람들과도 즐겁게 못지내고 항상 어색하고...이런얘기 할 사람도 없고...그냥 내가 사랑못받는 기분이였어. 그래서 이따금씩 사는게 힘들어서..."
카오루는 실명을 빤히 바라보았음. 실명은 멋쩍은듯 "솔직히 별 일도아니지만." 자조의 말을 내뱉었음.
"그렇지않아."
그러자 카오루는 기다렸다는 듯이 실명에 말에 반박하였음.
"외로움이나 고통의 척도는 없어. 그걸 느끼는건 너니까. 결국 네가 기준이라는거야. 네가 슬프면 슬픈거고 힘드면 힘든거야. 감정은 가름짓는 것이 못 돼."
"사람은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살아가는거야. 공유할 대상이 없다는건 인류의 크나큰 고통이자 두려움이지. 실명이 힘들어하는건 당연한거야."
카오루가 실명을 꼭 끌어안으며 토닥여주었음. 자신보다 큰 몸집도 아니였지만 실명은 그에게 폭 안기는듯한 기분이 들었음. 카오루라는 소년이 커다랗게 느껴졌음. 그리고 평생 느껴본적없는 따뜻함에 싸인체 실명은 잠이 들었음.
신혼부부마냥 알콩달콩 아침인사를 한 실명은 집을 나왔음. 카오루가 집에서 기다려줄 생각을 하니 입가엔 미소가 떠나긴질 않았음. 맘같아선 학교고 뭐고 땡땡이 치고 집에만 있고싶지만 카오루가 걱정할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님의 얼굴을 보고싶은 마음에 실명은 핸드폰 갤러리로 들어갔음. 거기엔 나기사 카오루의 사진이 백장 가까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였음. 실명은 자연스럽게 갤러리로 들어가 자신의 애정 폴더로 들어갔음.
하지만 나기사 카오루의 사진은 한장도 없었음. 뭐야 이건 바이러스라도 먹었나? 아침부터 좋았던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지만, 뭐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되니까 실명은 다시 기운을 차렸음.
하지만 구글에 渚カヲル를 쳤을때 뜬 화면은 "해당검색어를 찾을수없습니다."라는 파랗게 뜬 글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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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이후에 신지랑 레이도 등장시키려고 했는데 그만둠
집에 가봤자 뭐 좋은 건 없었지. 친구도 별로 없어서 아싸라 연락할 사람도 없고, 게으른 성격이라 집안은 엉망진창이야. 쌓아둔 설거지 거리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파
그나마 요즘 자신의 위로가 되는 카오루킁 덕질을 하면서 힐링 좀 해야겠다 생각했어. 문제가 있다면 시험이 얼마 안남았다는 거지만
우유 주머니에 우유를 꺼내고 비밀번호를 누르려는 순간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어. 집안에 누가 있는 거 같은 느낌? 뭔가 안에서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의 왁자찌껄한 소리가 들려와. 가끔 옆집에서 티비를 크게 켜놓느라 그런 착각을 종종 할 때가 있지만 이번엔 뭔가 예감이 달랐어. 딱히 촉이 좋은 성격은 아니지만 왠지 집안에 누가 있는 거 같았지.
"...다녀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면 밥솥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겼어. 골치거리였던 설거지 거리 조차 깔끔히 씻겨져 있고 먼지와 머리카락 투성이던 바닥도 청소기를 밀었는지 깨끗했지.
아무래도 도둑은 아니다 생각했어. 실명은 아 엄마가 나한테 얘기도 안하고 집에왔구나 하고 생각했어. 맨날 집 어지르지 말고 치우라고 혼내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떠올리면서.
"아, 실명. 어서와."
거실 미닫이 문을 열고 누군가 실명을 맞이했지. 실명은 평소같았으면 함박 웃음을 지어야 했지만 그러질 못했어. 왜냐하면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엄마가 아니였거든.
아니, 어쩌면 어머니 보다 더 사랑할 지도 모르는 소년. 바로 자신의 최애캐 나기사 카오루 였어.
***
처음엔 눈 앞에 있는 존재를 인정하지 못했어. 아 내가 최애캐를 부르짖다 못해 이제 환각까지 보는 구나 ㄷㄷ 가끔 우울할 땐 있지만 설마 내가 이 지경까지 되다니.
실명은 진지하게 자신이 미친건가 생각했지. 아름다운 목소리가(CV.이시다 아키라) "오늘은 늦었네." 실명을 맞이하는 게 기쁜 듯 말했어. 실명은 "어...응." 저도 모르게 그 말에 대답하고 말았지.
"미안, 실명이 피곤 할 거 같아서 집안을 청소했는데...폐를 끼친게 아닌가 싶네."
"어...아냐, 괘, 괜찮아."
"그래? 다행이네. 오늘 저녁은 실명이 좋아하는 치즈돈까스야. 아직 요리는 안했는데, 먼저 씻을래?"
"으, 응 씻...고올게."
실명은 흠잡을 데 없이 평범한 대화를 최애캐와 나눴지. 아직 얼이 나간 체 옷가지도 가져가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고. 거울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있던 실명은 그제서야 지금 자신의 현실이 뭔가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걸 깨달았어.
뭐야 몰라 이거 무서워 뭔가 이상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실명은 핸드폰을 꺼냈어. 화요일날 종강총회가 있으니 참석하라는 과톡도, 과제안내를 하는 교수님의 톡도 그대로였지. 시간, 날짜또한 현실 그대로 였어.
이건 아무리 봐도 현실이였어.
그런데 문 너머로 들려오는 건 자신의 최애캐가 요리를 하는 소리였지...아 환희의 송가를 부르고 있네
이 순간에서 놀란 사람 마냥 소리를 질러야 할까, 아니면 나타나서 고맙다는 말을 해야할까. 아니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를 실명은 몰랐어. 애초에 이 상황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실명은 어찌할 바를 몰랐어.
***
덕 지인은 별로 없지만 주변의 몇 덕 친구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엄청난 드림러라, 실명도 가끔은 최애캐가 나한테 나타면~ 이런 망상을 자주했지.
일단 자신은 요리솜씨가 별로 없으니까,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비싸고 맛있는 집에 데려가서 외식을 해줄거야. 그리고 밤엔 옆에 이불을 깔고 누우면서 오순도순 대화를 나눌거지.
꼭꼭 사랑한다고 하루에 열번 이상을 말할거야.
하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실명은 패닉 그 자체였어. 아니 진짜 이게 현실이 맞는건가. 자신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면 혹시 누가 분장을 하고 놀래켜주는 몰래카메라 인건가???
후자는 좀 현실성이 떨어지니 아니다 싶었지만 사실 이 상황 자체가 굉장히 비현실적이야. 밖에 나가서 "우리 집에 내 최애캐가 요리중이다!!" 하고 소리지르면 다들 미쳤다고 소리를 할테니.
"실명, 스프는 야채가 좋니 크림이 좋니?"
"긋, 크, 크림이요!"
"응, 알겠어."
최애캐가 화장실 안에 들어간 실명에게 말을 걸었어. 실명은 저도 모르게 혀를 씹곤 큰 소리로 대답했지. 그런 실명이 귀여운 듯 카오루는 짧은 웃음소리를 냈어. 긴 사고를 통한 끝에 실명이 얻은 것은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이였지. 저 카오루가 진짜 카오루 인지는 모르겠지만...일단 실명은 본인에게 이것 저것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소년이 정말 자신이 사랑하는 나기사 카오루가 맞는지.
***
넌 누구야?
눈앞에서 오물오물 밥을 먹고있는 소년에게 실명은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었어.그저 카오루를 가만히 지켜봤지. 카오루는 밥을 먹던중 실명의 시선이 신경쓰이는지 눈을들어 그녀를 쳐다봤어.
"실명, 왜 그러니?"
"...어, 그게...저..."
"응?"
실명이 우물쭈물거리자 카오루는 고개를 살짝 갸웃이며 눈을 동그랗게 떴어. 실명은 그런 소년을 보며 심장을 부여잡고 싶었지. 내 최애캐 존나예뻐 시발ㅜㅜ 그의 얼굴에 저도모르게 홀린 실명은 잠시 정신을 놓다가 이내 다시 차리고는 진지하게 소년에게 물었어.
"저...나기사군? 있잖아..."
"카오루라고 불러."
"으,응...카오루군 저기...그러니까...여긴 어떻게 온거야......?"
"...? 아, 미안. 갑자기 내가 집에 들어와있어서 놀랬지?"
"아니! 그게 아니라..."
솔직히 말해서 카오루가 어떻게 집에 왔냐는 건 궁금하지도 않았음. 헤븐즈도어도 눈빛으로 열었는데 고작 가정집 현관문을 못열까. 카오루는 그제서야 실명의 말 뜻을 알아채리곤 젓가락을 놓았음.
"실명을 찾으러 왔어."
"어...날?"
"항상 날 찾았잖니. 타인에게 상처받았을 때도 기쁜일이 있을 때도. 울고 웃으면서. 그래서 실명을 만나러 왔어. 실명이 어딨는지 몰라서 찾는데 오래걸렸지만, 드디어 만나서 다행이야."
"카, 카오루...군..."
카오루는 울망이는 실명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음. 카오루의 미소에 실명은 눈물이 날것 같아서 눈을 비벼댈 뿐이였음.
같이목욕할래? 라며 카오루의 농담인듯 농담아닌 농담같은 말에 당황도 하고 어느새 시간은 흘러 밤이 되었음. 제일 푹신한 이부자리에 카오루를 눕힌 실명은 자신은 담요를 깔고 누웠음. 천장을 바라보는 카오루를 쳐다보고있으면 카오루가 실명을 바라보았음. 카오루가 실명에게 말했음.
"오늘은 무슨일이 있었니?"
"응? 오늘?"
"항상 나마에는 아무말도 안하고 날 보면서 울기만 했으니까. 기쁜얘기는 잔뜩 해주는데, 슬픈얘기는 해주지 않아서 항상 혼자 걱정했었어."
"........."
"무슨일이 있었니?"
"...오늘은 그냥 별일 없었어. 카오루군한테..;솔직히 피규어지만, 그래도 꼭 끌어안고 울 땐 좀...나만 못사는거 같았어."
"어째서?"
"그야...다른 애들은 친한사람 끼리 잘놀고 웃고 맨날 즐거워보이고...힘든일도 잘 털어놓는거 같은데...사는게 힘들어 보이진 않는데, 난 사람들과도 즐겁게 못지내고 항상 어색하고...이런얘기 할 사람도 없고...그냥 내가 사랑못받는 기분이였어. 그래서 이따금씩 사는게 힘들어서..."
카오루는 실명을 빤히 바라보았음. 실명은 멋쩍은듯 "솔직히 별 일도아니지만." 자조의 말을 내뱉었음.
"그렇지않아."
그러자 카오루는 기다렸다는 듯이 실명에 말에 반박하였음.
"외로움이나 고통의 척도는 없어. 그걸 느끼는건 너니까. 결국 네가 기준이라는거야. 네가 슬프면 슬픈거고 힘드면 힘든거야. 감정은 가름짓는 것이 못 돼."
"사람은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살아가는거야. 공유할 대상이 없다는건 인류의 크나큰 고통이자 두려움이지. 실명이 힘들어하는건 당연한거야."
카오루가 실명을 꼭 끌어안으며 토닥여주었음. 자신보다 큰 몸집도 아니였지만 실명은 그에게 폭 안기는듯한 기분이 들었음. 카오루라는 소년이 커다랗게 느껴졌음. 그리고 평생 느껴본적없는 따뜻함에 싸인체 실명은 잠이 들었음.
신혼부부마냥 알콩달콩 아침인사를 한 실명은 집을 나왔음. 카오루가 집에서 기다려줄 생각을 하니 입가엔 미소가 떠나긴질 않았음. 맘같아선 학교고 뭐고 땡땡이 치고 집에만 있고싶지만 카오루가 걱정할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님의 얼굴을 보고싶은 마음에 실명은 핸드폰 갤러리로 들어갔음. 거기엔 나기사 카오루의 사진이 백장 가까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였음. 실명은 자연스럽게 갤러리로 들어가 자신의 애정 폴더로 들어갔음.
하지만 나기사 카오루의 사진은 한장도 없었음. 뭐야 이건 바이러스라도 먹었나? 아침부터 좋았던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지만, 뭐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되니까 실명은 다시 기운을 차렸음.
하지만 구글에 渚カヲル를 쳤을때 뜬 화면은 "해당검색어를 찾을수없습니다."라는 파랗게 뜬 글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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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이후에 신지랑 레이도 등장시키려고 했는데 그만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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